홍대 이스케이퍼스 2호점 - 만약, 당신이 길을 잃었다면

이번 후기는 이스케이퍼스 2호점의 '만약, 당신이 길을 잃었다면'입니다. 이 테마는 야외방탈출로 야외구간과 실내구간이 있습니다. 야외방탈출은 처음 해봐서 궁금했는데요. 날씨가 좋을 때 방문했더니 산책하는 것 같고 좋았습니다.

 

 

홍대 이스케이퍼스 2호점 - 만약, 당신이 길을 잃었다면

 

 

만약, 당신이 길을 잃었다면

주인공은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새하얀 도화지를 꺼내서 색연필로 바탕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물감을 짜서 색깔도 입힙니다. 하지만 도화지는 계속 새하얀 색입니다. 오늘은 어째서인지 도화지에 그린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주인공은 그제야 불현듯 지금 꼭 해야 할 일이 떠올랐습니다. 주인공이 되어 지금 떠오른 그 일을 하는 것으로 테마가 시작됩니다. 왜 그 일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플레이하면서 이런 스토리가 아닐까 하고 조금 슬픈 스토리를 유추해 봤는데 생각했던 그런 내용은 아니었고 감동적인 스토리입니다. 마지막에 결말 스토리 책자를 보며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동화 같은 스토리라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그 스토리에 감정이입을 해서 깊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야외구간에서 진행하다가 실내구간으로 이어지는 스토리의 흐름도 좋았습니다. 스토리가 중심인 테마이기 때문에 천천히 스토리를 이해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름다운 동화 같은 스토리의 야외 방탈출

'만약, 당신이 길을 잃었다면'은 플레이시간이 90분이며 절반이 야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꽤 많이 걸어야 합니다. 꼭 편한 신발을 신으시고 날씨가 좋은 날에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춥거나 더운 날 혹은 비가 오는 날에 45분을 야외에서 걸어 다닌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야외구간에 플레이시간의 절반인 45분 정도를 쓰면 된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여유롭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에 방문하시면 상수의 거리를 여유롭게 산책하며 즐기실 수 있습니다. 90분에 2인 기준 1인당 21,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테마이기 때문에 실내구간에서 프리미엄 테마의 인테리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실내 구간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 공간의 의미를 담기에 충분히 예쁘게 꾸며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스케이퍼스 2호점의 테마를 여러 개 플레이했는데 이 테마에도 이스케이퍼스 2호점 특유의 인테리어를 활용한 연출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어렵지 않습니다. 절반이 야외구간인데 야외구간의 문제는 관찰력만 조금 있다면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실내구간의 문제가 보통의 방탈출 문제인데 헷갈리는 것 몇 개를 제외하고는 쉬운 편이었습니다. 장치보다는 자물쇠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장치를 활용한 문제도 있었지만 조금 애매해서 힌트를 사용했습니다. 힌트를 보고 다시 봐도 왜 이게 답인지 이해가 안 가서 조금 더 명확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감동적인 동화 한 편을 본 듯한 테마

이 테마가 끝나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동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플레이한 후 조금 먹먹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야외방탈출은 처음이었는데 야외방탈출에서 이런 감성적인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플레이를 하고 나서 다시 돌이켜보니 특히 야외에서 실내로 이어지는 구간의 스토리 흐름이 정말 좋았습니다. 야외구간이 절반이나 되고, 감성적인 스토리여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테마입니다. 하지만 저는 재밌게 플레이했고 감성테마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플레이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실내공간이 크지 않고 문제 수도 90분이라는 시간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에 2명이서 플레이하는 게 딱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친구와 함께한다면 이 스토리에 감정이입해서 저희처럼 플레이한 후 여운이 길게 남으실 겁니다. 물리적으로 혼자서도 플레이 가능한 테마입니다. 혼자서 조용하게 온전히 이 스토리에 집중하며 여운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혼자서 플레이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